기당미술관 생태미술기획전 <바다가 보이는 기당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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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기당미술관 기획전시실
일정 : 2019-05-04 ~ 2019-07-28
공연(전시) 시간 : 2019. 05. 04.(토) ~ 07.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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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기당정원

언제부터였을까요. 출근길의 산방산과 형제섬도, 기당미술관 아트라운지의 한라산도 희뿌연 먼지에 가려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매체에서는 곶자왈의 생명력과 화산동굴의 신비로움을 향한 감탄과 함께 제주 중산간의 난개발이나 매일같이 밀려들어오는 바다쓰레기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여주듯 곳곳에서 생태미술이라는 단어를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래 자연과학에서 사용하던 [생태(ecology)]라는 용어 때문일까요. 왠지 미술관에 가서 공부를 해야할 것 같은, 다소의 부담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물이 각각 처해 있는 환경조건에 따라 알맞게 적응해 있는 상태]가 생태라는 단어의 정의입니다. 물론 생물에는 바다와 육지의 동식물뿐만아니라 사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다의 생태와 육지의 생태, 그리고 사람의 생태는 격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전 <바다가 보이는 기당정원>은 생태미술이라는 주제를 쉽고 친근하면서도 살짝은 기묘한, 한번쯤은 되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들을 통해 풀어내려 노력했습니다. 기당미술관은 실제로도 바닷가 근처에 세워져있지만, 이번에는 기획전시실 안에 바다와 정원, 그리고 그 안에 뒤섞여 살아가하는 우리들의 일상을 옮겨놓았습니다. 초대합니다. 여러분들도 그 안으로 들어와 기당미술관 생태계(Ecosystem)의 일부가 되어보시기 바랍니다.

이승현(피쉬본제주)

이승현에 대한 호칭을 간단하게 정하기는 어렵다. 그는 일단 기본적으로 해양생명과학을 전공한 과학자이다. 그가 이번전시에 참여하게된 계기는 골격염색이라는 방법을 통한 물고기 표본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사되거나 버려지는 물고기들은 복잡한 염색처리 과정을 통해 훌륭한 과학교육적 표본임과 동시에 기묘하면서도 매혹적인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된다. 살을 발라내고 뼈를 분리하는 해부과정을 거치지 않으면서도 골격의 구조를 시각화하여 물고기 종(種)의 고유한 특성을 관찰할 수 있게 구현한다. 바다쓰레기로 전락할뻔한 물고기들을 활용한 이승현(피쉬본제주)의 작업은 진정한 의미의 생물학적(Biological)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지환

김지환 작가는 옥빛 바다와 푸른 오름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제주에 터를 잡았지만 인간의 욕심과 욕망으로 해마다 파괴되는 제주의 자연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2014년부터 바닷가에 떠밀려온 쓰레기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며 우리가 잃어버린 상상력의 회복을 희망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정크아트(Junk Art)임과 동시에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표방하며 직접 바다쓰레기를 수거하여 유목, 부표, 바다유리, 폐플라스틱 등을 돛단배와 고래, 등대와 마을로 재창조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아빠의 마음으로 아이들이 놀고 쉬어갈 수 있는 정원과 쉼터를 기당미술관 전시실 안에 펼쳐놓을 계획이다.

강술생 / 하승연

생태미술가 강술생 작가는 최근 [멈춤]이라는 주제에 주목해왔다. 2018년 <텅 빈 마음>을 통해 변화라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지만, 최근 제주에서 사람들에 의해 일어나는 억지스럽고 도식적인 변화를 멈추고 그저 지긋이 바라봐야할 때임을 역설한다. 하승연 작가는 다양한 매체의 활용을 위해 공학과 영상, 음악 등 여러분야를 접목시킨 작품활동을 하고있으며 특히 문화예술공간에서 인터랙티브 시스템을 설계하는 디렉터로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협업을 통해 [유기적인 리듬(Organic Rythm)]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제주 신천리해안에서 발견된 [예쁜이 해면]이라는 원시동물에서 발상을 얻은 이번 작품은 전시공간에서 그물망의 형태로 살아가는 가상의 생명체이다. 수많은 빛의 세포로 이루어진 이들은 주어진 환경과 상호적으로 작용하며 끊임없이 분열한다. 3개월의 기간동안 기당미술관에서 이 생명체가 어떻게 성장해가는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변금윤

변금윤 작가의 명함에는 [제주여자]라는 타이틀이 새겨져 있다. 그녀가 태어나고 자란 [제주]라는 장소는 개인의 일상적인 기억과, 특수한 지역의 역사가 집약되고 교차하는 곳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당정원이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즉 우리들의 일상적인 생태를 로토스코핑(Rotoscoping) 기법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다. 로토스코핑은 실제 촬영한 영상에 드로잉을 덧붙여 프레임을 구성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움직임을 얻을 수 있다. 바다의 생태와 정원의 생태에 둘러쌓여 살아가는 우리 각자의 생태는 어떠한가. 그들에게 적대적인가 우호적인가, 아니면 무의미 혹은 무관심한가.

허문희

허문희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비밀스러우면서도 신비로운 [숲의 시간]을 선보인다. 그녀가 생각하는 숲의 시간은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평화롭다. 나무와 풀들은 광합성을 통해 생산되는 에너지로 스스로의 생명을 지속하고, 숲에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도 양분을 함께 나누며 살아간다. 현실생태의 숲들은 점점 훼손되어 사라지고 있지만 작품 속 숲들은 언제나 강인하면서도 온화한 활기로 넘쳐난다. 상처받은 우리들을 보듬고 치유해주며, 안식처를 마련해준다. 따라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상황들도 작품 안에서는 본래의 자연스러움을 회복한다. 그녀의 숲은 모든 생명체들에게 선물하는 또 다른 생태이자 세계이다.

홍시야

홍시야 작가의 작품들은 즐겁다. 마음이 내킬때나, 오후 늦게 차를 마시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슥슥삭삭 일기를 쓰듯 친밀하고 따스하다. 2016년 봄부터 시작된 제주에서의 특별한 여정을 통해 그녀의 작품 곳곳에서는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이 담기기 시작했다. 그것은 실재하는 장소라기 보다 작가가 소중하게 하나둘씩 발견하고 조우해온 내면의 풍경들이다. 그녀는 이전 자신의 작업에 [마음 크로키]라는 이름을 붙였었다. 기당정원에 전시될 산과 들, 바다와 태양, 고래와 돌멩이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작품들을 나는 [마음의 생태]라 부르고 싶다.

원출처 : http://culture.seogwipo.go.kr/gidang/index.php/contents/show/current?seq=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