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6년 8월 30일 화요일 오전 10시
장소 : 서울시 인재개발원 뒤편 숲속강의실 (서초구 남부순환로 340길 57)
수강대상 : 서울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
수강신청 : 8월 22일(월)부터 8월 28일(일)까지 서울연구원 홈페이지
‘도시인문학 강의신청’ 버튼을 눌러 게시판에 신청
선정자 발표 : 신청자에 한하여 8월 29일(월) 개별통보(email 및 전화)
수강료 : 무료
문의 : 02-2149-1431 (서울연구원 정지은)
주최 : 서울연구원, 서울시 인재개발원, 서울도서관
서민 <기생충 열전〉
기생충은 도대체 왜 살까? 기생충으로 사는 건 사실 힘든 일이다. 사람 몸에 사는 회충을 예로 들어 보자. 깜깜한데다 끈적끈적한 점막으로 덮인 사람의 창자는 회충에게도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다. 게다가 기생을 하는지라 음식을 골라 먹을 수가 없다. 그 회충이 고기를 좋아한다 해도 이효리처럼 채식주의자의 몸 안에 있다면 고기를 먹을 도리가 없다. 게다가 숙주가 술을 마신다면 회충도 같이 취해야 하고, 숙주가 단식원에 들어가면 같이 쫄쫄 굶어야 하며, 달랑 혼자만 기생한다면 평생 독신으로 늙어 죽어야 한다. 이런 악조건을 견디면서도 기생충이 기생 생활을 하는 이유는 그게 자손의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회충은 의식주 중에서 ‘의’는 필요가 없고,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주거지와 먹는 게 해결이 되니 오로지 알만 낳으면 된다. 회충의 몸 대부분이 생식기로 채워진 것도 그런 이유인데, 사정이 이러니 회충이 한때 지구의 인구수보다 훨씬 많았던 것도, 기생충학자인 스톨(Normal Stoll)이 “벌레로 가득 찬 이 세상(This wormy world)!”이라고 개탄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pp. 18-19)
인사말
서민 교수는 기생충학과 교수이자 ‘기생충학의 대중화’를 위해 칼럼니스트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기생충 사회를 빗대 인간 사회를 풍자하는 그의 칼럼은 건강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유독 열혈 독자가 많다. “기생충이 살아가는 지혜와 노력을 안다면 무작정 기생충을 미워할 수 없다. 인간도 기생충에게 배울 점이 있다”라는 그의 말에 따르면 기생충은 하찮고 더러운 생명체, 혐오와 박멸의 대상이 아니라 생명과 인류 진화의 파트너로서 필요불가결한 존재다. 그는 생명체의 가장 큰 적임과 동시에 생명 진화의 원동력이 되어 준 기생충을 통해 공존의 세상을 꿈꾼다.
기생충을 그저 외모로 판단하여 박멸하는 것처럼 도시 외관의 추함을 걷어낸다면 도시는 과연 더 건강하고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그의 강연을 통하여 기생과 도시를 새롭게 인식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CLASS SCHEDULE
1강. 5월 11일(수) 강헌|명리로 읽는 도시, 그리고 나 : 5감 도시
2강. 5월 17일(화) 이정모|도시 생명체의 공생과 진화 : 5감 도시
3강. 6월 1일(수) 이욱정|요리 역사로 보는 도시 : 미각·후각 도시
4강. 6월 15일(수) 최지아|도시를 풍요롭게, 한식문화기행 : 미각·후각 도시
5강. 6월 29일(수) 임진모|대도시의 대중음악을 논하다 : 청각 도시
6강. 7월 13일(수) 이원석|영화감독의 도시 관찰법 : 시각 도시
7강. 8월 30일(화) 서민|기생충과 도시 미래, 경쟁에서 공존으로 : 촉각 도시
8강. 9월 21일(수) 서천석|서울시민, 무엇을 느끼며 사는가 : 촉각 도시
9강. 10월 4일(화) 김영하|‘도시’라는 이야기 : 육감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