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전통건축물ㆍ발굴 유적에서 수습한 석회류의 과학적 연구 결과 수록 –
– 전통석회 과학적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국내 첫 사례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원장 직무대리 김성일)은 국내 전통건축물과 발굴 유적에서 수습한 석회류의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수록한 『문화재․유적지 출토 전통석회 분석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번 보고서는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추진한 ‘문화재 보수용 전통석회 특성 연구’ 사업 결과의 일부로, 전통석회 시료의 광물학적, 화학적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시대와 용도에 따른 전통석회의 특성을 파악하고 당시의 기술체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유의미한 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전통 건축물은 축조 이후에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훼손이 발생하여 지속적인 수리·보수가 이루어기 때문에 현대에는 축조 당시의 석회가 남아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또한, 시대별·지역별 건축물의 중요도나 용도에 따라 사용되는 석회의 종류가 다르고 시공기술에 대한 기록이 부족하므로 당시의 축조 양상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전통석회가 남아있는 문화재와 유적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시대와 용도 정보가 구체적인 시료를 확보하고 재료적 특성 분석을 통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국립문화재연구원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문화재와 발굴 유적에서 석회류를 확보하였으며, 이 중 축조시대와 용도를 특정할 수 있는 전통석회 시료 58점의 연구 결과를 보고서에 수록하였다. 분석시료는 시대에 따라 삼국‧고려‧조선 시대로 구분되며, 성곽여장, 건축물, 능, 고분, 회곽묘, 온돌 유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분석 결과, 한성기 백제의 <하남 감일동 고분>은 내부 벽석의 마감재로 회가 사용되었다. 시료를 살펴보면 백색의 덩어리 형태로 패각(貝殼, 조개껍질)이 파쇄된 상태로 혼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모래나 자갈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패각은 원형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나 일부 패각에서 관찰된 일정한 방향성을 지닌 사각형(장방형)의 미세구조와 표면 형태를 종합하여 이매패류 굴과의 패각이 활용한 것을 밝혀내었다. 또한, 마감재로 사용된 회의 표면에 초본류의 줄기로 추정되는 눌린 흔적(압흔)이 관찰되었다.
* 초본류(草本): 지상부가 연하고 물기가 많아 목질을 이루지 않는 식물
조선 시대에는 이전 시기보다 다양한 용도로 석회가 활용되었다. 또한, 석회석을 소성(燒成, 광물을 구움)하여 석회를 제조한 후 사용한 점이 특이적이다. <남한산성 봉암성, 한봉성 여장>에 사용된 줄눈과 속채움을 분석한 결과 석회와 토양광물이 혼합되어 있었다. 「화성성역의궤」에는 화성 축조 당시 삼물회가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성곽 여장, 왕릉, 분묘 등 조선시대 건축물에 삼물회가 사용되었음을 과학적으로 밝혀내었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전통석회의 과학적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국내 첫 사례로, 지속적인 연구 결과 축적을 통해 문화재와 유적지에서 출토된 전통석회에 대한 시기별·용도별 구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 원문은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http://portal.nrich.go.kr)에 공개하여 누구나 쉽게 열람하여 활용할 수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앞으로도 전통석회 조사․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으로, 전통석회 연구 결과의 데이터 구축을 꾸준히 진행하고자 한다. 또한, 연구 결과를 학계는 물론 국민에게도 공유하여 문화재 보수·복원 학술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