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하부양생 下部養生 (17.01.06~01.20)

  • Post category:전시

– 전시제목 : 하부양생 下部養生
– 참여작가 : 강현아 김도희 김현주 홍이현숙 김민지+전명은
– 전시기간 : 2017년 1월6일 금요일 – 1월 20일 금요일
– 초대일시 : 2017년 1월 6일 금요일 오후 4시
– 관람시간 : 오후 12시 – 오후 5시  (휴관일 : 월요일)
– 전시장소 :  미인도 (미아리고개 하부공간) 서울 성북구 동선동 3가 22-6
– 오시는 길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1번 출구 500m 직진
– 협력 : 성북문화재단

1966년 건설된 성북구 미아리 고개 고가도로에는 빠른 차들이 쉴 틈 없이 오간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도시의 흔한 풍경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한국전쟁과 해결되지 않은 근대화의 상처가 곳곳에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아리 눈물고개’라는 익숙한 구절처럼 말이다. 본 전시가 열리는 미인도(미아리 하부공간)는 고가도로의 시작점 바로 아래, 콘크리트 고가도로와 등이 붙은 듯 동시에 태어났지만 죽은 공간에 다름없던 하부에 간단한 벽을 세워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 한 곳이다. 머리 위 천정을 달리는 자동차의 미세한 진동, 콘크리트 벽 곳곳에 뼈마디처럼 드러난 철근, 누수자국에 달라붙어 종유석처럼 자라는 석회물질을 탐지하자면, 이곳은 도시의 하부를 제 등으로 받치고 웅크린 거대한 생물의 검은 아가리 같다.
강현아와 홍이현숙은 하부공간을 생체적으로 보았을 것이다. 강현아는 건축술의 하나인 콘크리트 양생법을 양육과 생육의 관점에서 공부하고 그 흔적을 남겼다. 물질을 다루는 기술임에도 생장술을 연상시키는 전문용어와 작가의 손을 거친 콘크리트 양생은 하부공간에 피가 돌 듯 온기를 불어넣는다. 홍이현숙은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른 몸 되기의 기술로서 사자후를 해석하고 수행적 양생술로 사용했다. 작가의 ~되기는 다른 신경과 감각을 몸 속에서 빚어내어 현실을 새롭게 하려는 애씀일 것이다. 김도희 역시 이 곳을 무한한 상상력으로 다차원을 꿰어 맬 수 있는 초월적 공간으로 상정했다. 재건축 현장에서 주워 온 동강난 단풍나무에 동절기 보온용 짚옷을 입혀 거꾸로 세워두니 스스로 부활해 면류관 같은 뿌리 휘날리며 걷는 목신이 되었다.
또한 전명은은 그래픽 디자이너 김민지, 중도실명한 시각장애 노인들과 함께 ‘금곡의 기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라져 가는 이미지에 빛을 비추듯 상기하여 기록한 결과물을 보자면, 거대한 무의식에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같은 기억의 편린들이 시어들처럼 조잘거린다. 그렇다면 달로현주는 완전히 끊어진 것 같은 연결고리를 다시 잡아매려는 주술을 걸고 있는 것일까? 인물이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빈 집에서 주워 모은 잡동사니에 말을 걸다보면 잊힌 기억들이 곧 방언을 쏟아낼 것도 같다. 이때의 하부공간은 신호나 호명을 기다리는 예민한 진공관이라 할 것이다.
6인의 작가들은 미인도를 상징적 하부공간을 드러내는 하나의 매체로 보았고 그 물리적 조건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였다. 하부공간이 지닌 시공의 흔적과 공간의 맥락을 발견하고 더듬어 저마다의 양생법을 펼친다.

 

원출처 : https://www.sbculture.or.kr/culture/community/event.jsp?mode=view&article_no=25063&board_wrapper=%2Fculture%2Fcommunity%2Fevent.jsp&pager.offset=0&board_no=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