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도시인 City and the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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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17-01-17 ~ 2017-03-26
전시장소 : 북서울미술관
전시시간 : 평일 10:00-20:00
부문/작품수 : 사진, 뉴미디어, 설치등 / 46점
참여작가 : 옥정호 등
도슨트 시간 : 11:00, 15:00_서울 포커스전과 통합설명
관람료 : 무료
주최 및 후원 :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문의 : 권혜인 (☎ 02-2124-5248)

좀비의 탄생, 현대미술을 통해 돌아보다

● 서울시립미술관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33명의 작가, 46점의 한국 현대미술작품을 소개
● ‘영원한 노예’, ‘욕구만 남은 몸’, ‘보이지 않는 사람들’, ‘편의점 인간’, ‘희망적 파괴’라는 키워드로 동시대, 불안정한 경계위에 있는 좀비화된 존재들의 면모를 구성
● 좀비로 은유되는 평범한 대다수가 더 나은 삶을 향해가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깨나가기 위해 필요한 문제의식을 제시하는 작품들을 펼쳐 보임
● 전시장을 도시의 블록처럼 구획하고 거리를 걷다 마주치는 존재처럼 작품들을 배치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SeMA 소장작품 기획전 《도시·도시인》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7년 북서울미술관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로서 ‘주변성’, ‘경계성‘에 대한 고찰로 시작하여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존재, 좀비로 은유되는 것들과 그것이 태어나는 사회 배경에 주목하였다. ‘소외된 노동의 확산’과 ‘사회적 불안’ 같은 우리 사회의 집단적 경험이 ‘자기 자신일 수 없고’ 또 ‘배제되는’ 존재를 양산하고 있음에 주목하여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닌 작품들을 선별하였다. 특히 SeMA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시대, 장르, 양식 같은 분류 방식보다는, 작년 천만이 넘는 영화 관객들을 동원하며 많은 한국인이 공유하는 하나의 사회 문화적 상징으로 등극한 좀비를 문고리로 삼아 작품들을 꿰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좀비로 은유되는 평범한 대다수가 더 나은 삶을 향해가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깨나가기 위해 필요한 문제의식을 제시하는 작품들을 펼쳐 보이고자 한다.
이에 따라 전시는 세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욕구충족을 위해 의미 없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태어나는 경계적 존재를 다룬다. 이익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수행되는 전세계적인 신자유주의의 끝에서 우리는 때로 소비하기 위해 스스로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 일하거나(영원한 노예), 사회적인 성찰이나 문제의식보다 개인적인 욕구만을 추구(욕구만 남은 몸)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집단적 경험은 반복적인 노동이나 나만 살면 된다라는 코드로 치환되어 다양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표현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속에서 반복적인 뻘짓을 흉내 내며 이를 풍자하거나, 소비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구조를 시각화하고, 욕구의 대상에 지배당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문제를 가시화한다. 또한 사회 조건 속에서 인간들만큼이나 구조화된 경계적 사물에 대해 고찰한 작품들을 함께 배치하였다.
두 번째는 사회의 불안과 욕망이 드러나는 장소로서 주변적 집단을 다룬다. 역사적으로 배제되고 또 감춰지곤 했던 소수(보이지 않는 사람들)는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권력이나 주류에 의해 억압당했으나 잊혀 지지 않고 기억으로나마 끊임없이 회귀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애를 써도 쉽사리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청년들(편의점 인간)은 웹툰, 소설 등을 통해 배제된 자들을 분신으로 내세우면서도 서사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그 고리를 끊어내고자 한다. 이에 작품들은 익숙한 것이 낯설게 돌아오는 순간을 파고들어가거나, 사회적 인식과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식 등으로 조응한다.
전시 구성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희망적 파괴에 좀 더 집중하는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자기 자신일 수 없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리석음을 깨나가고, 사회적 틀에 맞추어 굴레 씌우지 않으며, 인간다움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는 작품들이다.
우리가 겪어온 세계적인 경제 위기, 각종 재난(원전사고, 지진, 메르스 사태 같은), 테러 등은 더욱 더 일상적인 불안과 공포가 되어간다. 각종 재난을 다룬 영화들이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느껴진다. 전시된 작품들은 말하자면 이전부터 이러한 징후를 포착하고 해석해 왔던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가 어렵게만 느껴졌던 현대미술에 공감하고 우리사회를 다시 한번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