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미술관은 2016년 4월 23일 부터 5월 22일까지 2016-2018 영은아티스트프로젝트 일환으로 영은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 전시를 새로이 시작하며, 그 첫 순서로 윤세열 개인전 ‘山水-이상한 회귀’ 展을 개최한다. 작가는 한지(韓紙) 위에 묵선(墨線)을 사용하여 그의 시각에 쉽게 인지되는 주변 환경을 드로잉한다. 그 속에 펼쳐진 풍경 속에는 작가 본인을 비롯, 범인(凡人)들의 삶을 공감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내재되어 있다.
원출처 : http://www.youngeunmuseum.org/
작가 윤세열은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인지되어 있는 기존 산수(山水)의 개념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즉 유희나 휴식의 공간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현대인이 존재하고 살아가는 도시의 풍경을 담아내며 이를 ‘도시산수화(都市山水畵)’라고 칭한다. 그는 한지에 먹선으로 드로잉하는 방식 뿐만 아니라 비단에 먹을 사용하여 작업을 진행하기도 하며, 가끔은 시간의 흐름을 작품에 표현하고자 오리나무 열매를 달인 노란 물로 비단을 직접 염색하기도 한다. 화폭에 담겨진 회화적 기조방식의 주된 특징은 지극히 섬세한 먹선의 필치들이 교차하며 작고 큰형상과 문자(文字)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문자들은 작가의 우연에 의한 필연과도 같이 작업 과정 중 의도하지 않게 작품 속에 삽입되는 것이며, 작품 완성 이후에도 한 눈에 쉽게 드러나거나 찾아보지 못하기 일쑤다.
“이것은 동양회화에서 문자와 그림은 모필 사용으로 인해 그 연원이 같다는 이치와 같이, 작가 본인이 의도하지 않게 작품 제작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였으며 이러한 ‘문자’들은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의 작가의 감정을 뜻하는 ‘漢字’나, 작품 제작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思考를 통해 발상되는 ‘문자’들을 삽입하여 화면 안에서 또 다른 나의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__중략__작업이 진행될수록 ‘문자’는 일반적으로 우리사회에 언어로 통용되는 ‘문자’가 아니라 외형상으로는 ‘문자’의 형식을 갖췄으나 누구도 인식할 수 없는 모필로 그리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형, 혹은 ‘기형의 문자’로 변형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감상자 뿐 아니라 작업을 진행하는 작가 본인 또한 그 ‘문자’의 의미를 모른다”._작가노트 중.
작가의 도시산수화는 끊임 없는 관찰과 기록을 거듭하며 새로이 진화하고 있다. 그가 바라 본 도시풍경은 자연과 우리 삶의 현재진행형 변화 과정을 그대로 머금고 있으며, 이는 곧 살아있는 생명 그 자체이다. 절제된 예술적 미학으로 풀어내는 윤세열식 도시산수 기조방식의 이후 행로에 귀추가 주목되는 바, 그의 작품 속에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반추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