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Vince Kim
2019.04.01 ~ 2019.06.08
BMW Photo Space에서는 2019년 4월 1일부터 6월 8일까지 마이클 빈스 킴의 《The Displaced》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 두 시리즈를 통해 잊어선 안될 우리 동포들의 모습을 전한다.
<Far From Distant Shores>은 영국 에든버러 대학에서 언어학을 공부한 작가가 고려어(koryo-mar)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된다. 스탈린의 소수민족 이주 정책으로 극동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추방된 고려인들의 정체성은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문화, 언어, 인종이 얽힌 환경을 통해 뼈아픈 굴곡과 변형을 겪는다. 작가는 카자흐스탄-고려인들이 강제로 이주해 처음 정착한 지역 중 하나인 바슈토베(Bastobe Hill), 한반도 속에서 떨어져 나온 고려인을 상징하는 이주 기념비 등 쓸쓸한 역사 위에 세워진 삶의 터전을 담고 있다. 동시에 토마토로 담근 김치처럼 현지의 문화가 융합되었지만 여전히 민족 전통의 방식을 이으려고 하는 고려인들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애니깽 AENIKKAENG>은 1905년 일본 인력송출 회사의 사기로 멕시코 유카탄으로 이주한 한국인 약 1천여명을 의미하는 말로, 유카탄의 녹색금으로 알려진 선인장(Henequen)의 한국식 발음이다. 계약이 끝나기 전 한일병합조약으로 돌아올 조국을 잃은 그들은 현지인과 가정을 이루고 멕시코와 쿠바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과 달리 그들에게서 한국말은 사라졌지만, 자신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정체성만은 강하게 남아있다. 마이클 빈스 킴은 애니깽 후손들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마치 애니깽 1세들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젊은 한국계 마야인들의 굽은 뒷모습, 그들이 처음 도착한 프로그레소(Progreso)해변, 유일하게 한국인의 유전자를 유지하고 있는 가족과 한국계 쿠바인으로 이국적인 외향을 가진 애니깽 4세의 모습을 특유의 색감으로 담아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 의 동포들은 스스로를 현지의 사람도, 한국인도 아닌 두 정체성을 동시에 가진 존재로 인식한다. 작가 역시 아르헨티나에서 자란 이민 3세로, 어느 곳에서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포들의 정체성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담담한 시각으로 기록한다. 우리는 마이클 빈스 킴의 《The Displaced》을 통해 다문화 시대 코리안 디아스포라 정체성의 현재 모습을 탐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