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는 마을 ‘정릉 교수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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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왕후의 능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정릉과 신덕왕후의 원찰인 흥천사를 잇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 아름다운 마을 ‘정릉 교수단지’에 2008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주택 재건축. 집들도 깨끗하고 녹지도 훌륭하게 조성되어 있는 정릉 교수단지에 재건축이라니, 주민들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순식간에 마을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마을 사람들은 자연스레 재개발에 반대 혹은 찬성하는 축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재개발에 반대하는 몇몇 사람들은 재개발에 찬성한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참석한 총회에 항의하려고 갔다가 충격을 받고 말았다. 이미 재개발이 확정된 듯 축하하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얼굴도 잘 몰랐던 주민들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한마음으로 만나 처음으로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그때 그 자리에서, 정답고 향기 나는 마을로의 바람이 살며시 불어왔다.

 

 

근현대 주거문화의 발달 과정을 볼 수 있는 마을

 

1970년대 서울대학교 주택조합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불하받은 토지에 계획적으로 조성한 교수단지는 우리나라 근현대 주거문화의 발달 과정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마을이다. 비록 여러 사정으로 서울대학교 교수들의 입주는 무산되어 일반 시민들이 입주하게 되었지만 교수단지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 조성된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이 현재도 다수 남아 있어 정릉의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금 가봐도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고 부족할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이 마을에 재개발이라니, 당시 주민들이 받았을 충격이 짐작이 간다. 심지어 정릉은 태릉, 선릉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곳이 아닌가.

 

대다수 주민들도 납득하기 어려운 재개발 계획에 맞서 주민 약 40명이 모였다. 이 초기 모임이 회원제로 진행되면서, 정릉 교수단지 입구 어귀에 사무실도 직접 구했다. 주민들이 직접 재개발에 반대하는 증빙자료들을 찾고 그 자료를 모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재개발 사업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도록 꾸준히 항의했다.

원출처 : http://gov.seoul.go.kr/archives/88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