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傳) 양녕대군 친필 초서 숭례문(崇禮門) 목판, 후적벽부(後赤壁賦) 목판 등 다수 문화재 회수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사범단속반은 서울지방경찰청(청장 원경환) 지능범죄수사대와 공조 끝에 ‘만국전도(萬國全圖, 보물 제1008호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 중 주요 유물)’ 1점과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류 필사본(筆寫本) 116책, 전(傳)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崇禮門) 목판」 2점, 「후적벽부(後赤壁賦) 목판」 4점 등 도난문화재 총 123점을 회수하였다.
* 보물 제1008호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咸陽朴氏 正郞公派 門中 典籍): 함양 박씨 문중에 보관된 중요 유물 가운데 만국전도(萬國全圖) 1점을 포함한 7종 46점이 지정
만국전도와 전적류 116책은 1993년 9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문화재 사범(事犯)들은 이를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과 자택에 은닉‧보관하고 있었다가 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에 의해 검거, 25년 만에 회수되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만국전도가 도난당한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실을 알면서도 취득하였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낀 나머지 경매업자를
통해 처분·유통하려 하였다.
* 문화재 사범: 문화재 안전관리를 위태롭게 하거나 침해하는 범죄, 또는 그러한 자
이번에 회수된 ‘만국전도’는 크기가 가로 133㎝, 세로 71.5㎝로, 1989년 8월에 보물 제1008호로 지정된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의 유물 중 1점이다. 해당 문화재는 조선 중기의 문신 여필 박정설(汝弼 朴廷薛, 1612~?)이
1661년(현종 2년)에 채색, 필사한 세계지도다. 이 지도는 선교사 알레니(Aleni, 1582~1649)가 1623년 편찬한
한문판 휴대용 세계지리서 『직방외기(職方外紀)』에 실린 만국전도를 민간에서 확대, 필사한 세계지도로 현재까지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 이번에 발견된 만국전도는 ‘곤여만국전도’(보물 제849호), ‘하백원의 만국전도와 동국지도’(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285호)와 함께 현존하는 3점의 필사본 세계지도로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음
또한, 함양박씨 문중의 전적류는 18세기 퇴계학맥을 계승한 유학자로 평가되고 있는 소산 이광정(小山 李光靖)의 『소산선생문집(小山先生文集)』을 비롯하여 나암 박주대(羅巖 朴周大)와 그의 현손인 박정로 등에 의해서 직접 쓰인 친필본 등으로 구성된다. 해당 전적류 각각은 문학, 역사, 의학, 법률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 문중의 학문적 바탕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崇禮門) 목판」은 2008년 9월 전남 담양 몽한각 내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야산 비닐하우스에 장기간
은닉된 상태였다. 이에 단속반이 첩보를 입수, 11년 만에 회수한 것이다. 문화재 사범들은 공소시효가 완료되기를 기다렸다가
경매업자를 통해 처분·유통하려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이번 문화재 사범들의 경우 취득 경위에 대해서 사망한 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수법을 사용하여 수사에 어려움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 담양 몽한각(潭陽 夢漢閣): 1803년(순조 3년) 담양부사 이동야(李東野)와 창평현령 이훈휘(李薰徽) 등이 조선 태종(재위
1400∼1418)의 5대 후손인 이서(李緖, 1482∼?)를 추모하기 위하여 지은 재실(齋室)로서 1974년 12월
전남유형문화재 제54호로 지정
「숭례문(崇禮門) 목판」은 1827년 경 양녕대군 후손들에 의해 중각(重刻)되어 전남 담양의 몽한각(夢漢閣)에서 보존되었던 것이다. 국보 제1호 서울 숭례문의 편액 대자(大字)인 ‘숭례문(崇禮門)’을 판각한 현존하는 유일의 목판본으로서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후적벽부(後赤壁賦)」 목판 또한, 19세기 중반 양녕대군의 유묵으로서 인식되고 판각되었던 자료라는 점에서 당시의 역사상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경찰청과의 공조수사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소중한 문화재들이 제자리에서 그 가치에 맞게 보존과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문화재를 안전하게 보존‧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