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SeMA창고 관내
관람시간: [평일(화-금)] 11AM~7PM, [토·일·공휴일] 11AM~7PM, [휴관일] 매주 월요일
– 전시준비 (8월6일 ~ 8월13일)
– 전시준비 (7월2일 ~ 7월9일)
– 전시준비 (5월28일 ~ 6월4일)
장르: 신진미술인
주최/후원: 서울시립미술관
<여좌본부>는 작가가 태어나 초등학교 때까지 살던 진해시 여좌동 소재의 집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된 제목이다. 작가는 (구)질병관리본부의 시약창고였던 적벽돌 조적조 건축물을 유년시절의 다락방, 지하실, 옥상 등 미로와 같이 얽히고 설킨 공간으로 새롭게 재현한다. 본 전시는 비밀스러운 작당모의를 상상했던 어린시절의 탐색적 시선을 공간 설치로 풀어내며, 관객들로 하여금 공간 체험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안한다.
오래된 창고에서 새롭게 구현되는 공간은 조경재의 미적 태도와도 닮아 있다. 작가는 그동안 사물과 공간의 관계를 유심히 관찰하고 배치한 뒤 사진 프레임에 담고, 사진 자체가 일종의 사물로서 다시 공간과 관계하며 전체적인 공간 조성으로 확장되는 전시 방식을 실험해 왔다. 최근 작가가 나아가는 경향에서 작가적 시선의 흐름은 더욱 복합적으로 분할되고, 중첩되고, 그리고 교차하며, 우리는 작가적 시선이 도치와 반복으로 인해 병렬되는 공시성의 형태를 띄는 것을 발견한다. 다시 말하자면, 공간을 몸과 눈으로 감각했던 개인적 경험과 기억, 그리고 이것을 다시 작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배어나오는 공간 구조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보고 감각하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좌본부》의 공간을 체험하는 우리는 작가가 고의적으로 설정한 불편함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허리를 숙여 통과해야 하는 낮은 문과 비좁은 통로, 위태로운 계단, 매끄럽지 않은 마감을 지나며 낯선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다 보면 자연스레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이와 같은 새로운 공간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일상의 공간들을 예민하게 감각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몸이 지나치게 편안하고 예상되는 가동 범위를 벗어나지 못해서이지 않냐는 단순한 질문을 역설한다. 도시화 50년이 지난 한국에서 도시의 보편적인 주거형태로 자리잡은 아파트의 획일적인 평면이나 편리하게 계획된 틀에 박힌 동선이 아닌 낯섦과 불편함으로 인해 우리는 다른 감각들을 느끼고 사고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시각적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러면서 얻게 되는 새로운 즐거움을 경험해 보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