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소설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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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20-05-06 ~ 2020-11-01
전시장소: 기획전시실A
담당부서: 전시과

2020년은 한국전쟁 70주년, 4·19혁명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이를 맞이하여 서울역사박물관은 해방 이후 4·19혁명까지의 서울과 서울 사람들의 삶을 소설과 시를 통해 조명해보는 특별전시를 마련했다.


문학으로 역사의 행간을 읽어본다
해방에서 4·19혁명까지의 역사가 고스란히 문학 속으로

한국전쟁과 4·19혁명, 이 두 가지 한국 현대사의 큰 사건들이 벌어졌던 당시, 서울이기 때문에 더욱 명암이 두드러지던 순간 순간이 있었다. 작가들은 그 순간을 포착하여 역사의 한 장면들을 작품으로 기록해놓았다.


해방기의 서울
해방의 감격과 분단의 아픔 그리고 정치적 혼란으로 가득했던 곳

박종화의 시 「대조선의 봄」에는 해방의 기쁨이 담겨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일 뿐, 이용악의 시 「38도에서」를 통해 분단으로 인한 안타까움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정치세력의 등장으로 혼란했던 서울을 오장환의 「병든 서울」로, 새 세상에 대한 기대의 좌절을 최태응의 소설 「슬픔과 고난의 광영」으로, 미군정 하에 영어를 매개로 새롭게 등장한 지배세력에 대한 풍자를 채만식의 「미스터 방」을 통해 느껴본다.


한국전쟁 속 서울
고통과 피폐함 속에서도 피어나는 삶의 열정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 3일 만에 점령되어 적의 치하에서 고된 3개월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9·28수복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벌어진 혹독한 부역자 처벌에 대한 배신감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 해 10월, 1·4후퇴를 맞게 된 서울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는 것’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 필사적으로 피난을 가려 한다. 점령과 수복을 반복했던 서울과 서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낸 박완서의 『목마른 계절』을 읽으며 한국전쟁 당시 서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1·4후퇴 전날 폐허가 된 텅 빈 서울을 노래한 조지훈의 「종로에서」와 추운 겨울, 뚜껑도 없는 화차를 타고 떠나는 피난길에서 느끼는 미래에 대한 암담함과 딸에 대한 가련함이 담긴 박인환의 「어린 딸에게」를 소개한다. 또한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서울 안에 공존했던 폐허와 번화함을 명동PX를 중심으로 이야기 한 박완서의 『나목』을 통해 피폐함 속에서도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힘과 삶의 열정을 느껴볼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은 박완서와 화가 박수근이 실제로 미군PX 초상화부에서 일했던 사실과 그의 작품 <나무와 두 여인>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유명한 작품이다.


전후戰後의 서울
재건·복구된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

환도 후 서울시는 전쟁으로 파괴된 서울의 복구와 재건을 서둘렀다. 인구의 증가로 정부는 다양한 공영주택을 건설하였고 그 주택의 모습을 묘사한 김광식의 「213호 주택」을 통해 그 풍경을 살펴본다. 한편, 전후의 사회는 피폐와 곤궁함 속에서도 사치와 부패가 만연한 이중적인 모습이 공존하였는데 이를 이범선의 「오발탄」과 정비석의 『자유부인』을 통해 상반된 1950년대 서울 사람들의 생활 및 사회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정부 수립 때부터 이미 반공정책은 있어왔지만, 6·25전쟁 이후 반공교육은 강화되었고 그 명분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는 절대적으로 신성한 가치가 되어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의 칼날이 되었다. 1960년 3월 15일 제4·5대 정·부통령 선거를 앞둔 이승만 정권 말기의 분위기와 부정선거 당시의 사회 분위기가 잘 묘사된 작품인 강신재의 『오늘과 내일』을 통해 혁명 직전의 서울을 만나볼 수 있다.


4·19 전후戰後의 서울
혁명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광장

3·15부정선거 규탄시위에 참가했다가 사망한 김주열의 시신이 발견되고 제2차 마산항쟁이 일어난다. 이로써 전국적으로 혁명의 불꽃이 당겨진다. 오상원의 「무명기」는 1960년 4월 18일 고려대 학생 시위대가 을지로4가 천일백화점 앞에서 정치깡패들에게 피습되었던 사건을 기자가 밀착 취재하는 형태로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를 통해 당시 4·19혁명 전야의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4·19혁명을 기념하며 김수영, 신동엽, 송욱, 김춘수, 박두진, 황금찬 등 시인들이 쓴 서울의 함성을 들어보자.
또한 혁명의 무질서함이 절정을 이루었던 4월 25일 밤, 평화극장의 파괴현장을 극적으로 묘사한 박태순의 「무너진 극장」과 혁명이 남긴 것에 주목한 「환상에 대해서」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에서 4·19혁명의 위상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다.

※ 앱(QPICKER)을 통해 <서울은 소설의 주인공이다>의 전시 주요 작품 10건을 김영하 작가의 목소리로 만날 수 있다.

원출처 : https://museum.seoul.go.kr/www/board/NR_boardView.do?ss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