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의 관심이 자연세계 그리고 자연에서의 삶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그의 추상작품 대부분은 자연풍경과 인간 그리고 동물이 소재가 된 것으로 고암 추상의 출발은 자연으로부터 시작된 것임을 더욱 확실하게 말해준다. 즉 이응노의 회화는 자연 본질의 사생으로써, 자연 산천을 벗하며 성장한 이응노에게 자연은 언제나 그가 그리워한 마음의 고향이자 화상(畵想)이었다.
이번 기획전시 <이응노의 사계(四季)>는 고암의 프랑스 체류시기인 60-80년대 그려진 풍경화들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희소성 있는 도불 이전 40-50년대의 실경산수를 더하여 구성하였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응노의 사계(四季)>는 고암의 시대별 대표 풍경화들을 계절별로 분류하고 그가 남긴 글에 투영된 계절에 대한 기억을 함께 전시하여 보는 이들에게 마음의 여유와 편안한 휴식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특히 디자인작업부터 가공, 사용, 폐기까지 디자인 및 작품과 관련된 모든 과정에서 환경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친환경 디자인 스튜디오팀과의 협업을 통해 전시장을 구성하여, 이응노의 작품에 따뜻한 감성이 더해질 수 있도록 하였다. 전례 없는 바이러스 감염사태로 당연했던 모든 일상이 멈추고, 모두가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하는 요즘, 본 전시는 관람객에게 잠시라도 답답한 환경에서 벗어나 일상에 예술을 더하고, 한숨 돌리며 쉬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