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고고학연구소와 공동연구…유목민 생활상과 사슴돌(사슴이 그려진 큰돌 기념물) 문화 소개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몽골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소장 G.에렉젠)와의 공동 발굴조사 성과를 담은 연구보고서 『몽골 알타이 시베트 하이르한 유적Ⅱ』와 번역서 『몽골과 그 주변 지역의 사슴돌 문화Ⅰ·Ⅱ』를 발간하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9년부터 몽골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와 ‘문화유산의 연구‧보존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해 오고 있으며, 이번에 발간한 2종의 도서는 그 성과물이다.
먼저 『몽골 알타이 시베트 하이르한 유적Ⅱ』는 양 기관이 유라시아 고대문화의 교류 양상을 구명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공동조사한 시베트 하이르한(Shiveet Khairkhan) 유적의 발굴 성과이다.
이 유적에 분포하는 파지릭문화 고분 7기(기원전 4~2세기)와 선비시기 고분 7기(기원후 1~3세기)에서 확인된 매장 시설뿐만 아니라, 복식을 착용한 미라와 재갈을 입에 문 채로 순장된 말, 그리핀 장식의 금박목제유물 등 당시의 매장풍습과 장송의례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을 수록했다.
이와 더불어, 고분에서 출토된 인골에 대한 디엔에이(DNA) 분석, 동물뼈의 계통유전학적 분석, 복식 보존처리 등의 학제 간 연구를 통해 밝혀 낸 고대 유목민들의 매장 방식, 사망 원인, 식생활, 교역 양상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 2018년에 발간한 『몽골 알타이 시베트 하이르한 유적Ⅰ』에서는 몽골 고대 유목문화인 파지릭문화 고분 2기에 대한 1차 조사 성과를 공개한 바 있음
* 파지릭문화: 고대 유목문화인 스키토-시베리아 유형 중 하나로 중심연대는 기원전 5~3세기임. 알타이 고원 파지릭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고분을 계기로 명명된 문화로 영구동토층으로 인해 보존상태가 좋은 미라와 유기물질, 찬란한 황금유물로 세계적으로 유명함
* 선비: 서기1~5세기경 북방 유목문화의 대표 세력 중 하나임. 몽골계통으로 유라시아 초원의 동쪽으로 알타이·바이칼·몽골·만주 일대에서 활동하였음
* 그리핀: 사자의 몸통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상상속의 동물로 신화 속에서 황금을 지키는 동물로 묘사됨
함께 발간한 『몽골과 그 주변 지역의 사슴돌 문화』는 현재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 있는 몽골의 사슴돌(Deer Stone Monuments)을 소개하는 학술도록이다.
* 사슴돌: 시베리아와 몽골 등지에서 발견되는 ‘사슴’ 모양이 많이 그려져 있는 고대 거석(큰돌) 기념물이며, 고대 유목민의 사상·이념·신앙·예술 등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귀중한 고고학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음
이 책자는 2018년에 몽골 과학아카데미에서 발간한『Deer Stone Culture of Mongolia and Neighboring Regions』의 번역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최신의 사슴돌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고대의 암각 기념물에 대한 정보를 국내 학계와 대중에게 신속하게 소개하고자 기획되었다.
각 장에서는 몽골의 행정단위인 아이막(우리나라 ‘도(道)’개념)에 분포하는 사슴돌의 위치와 특징을 개략적으로 기술하였으며, 사슴돌 각각에 대한 고해상도의 사진과 도면, 상세한 설명을 수록하였다. 사진자료들을 통해 몽골의 대자연 속에서 경이로운 경관을 이루고 있는 사슴돌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발간 책자는 국내·외 국공립 도서관과 국외 연구기관 등 관련 기관에 배포되며,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서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이번에 발간된 두 권의 책들은 고대 몽골 유목민들의 정신적·물질적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고대 유라시아의 문화 교류 양상을 연구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