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실루엣 : Winter Silhouette 2021. 12. 21 – 202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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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1년 12월 21일부터 1월 15일 까지 《겨울 실루엣》을 개최한다. 

임수진(1991- )은 주로 다색의 수성 목판화로 일상에서 느낀 잔잔한 정서를 표현한다. 작가는 필름 카메라로 찍은 현장 사진, 잡지, 영화의 스틸 컷 등 특정 이미지를 취하고 그곳에서 회화적 장면들을 포착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을 포함한 겨울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체적인 윤곽선 혹은 그 안을 칠한 그림을 뜻하는 ‘실루엣’은 작가가 보고 행한 시선과 흔적에서 드러나 있다. 작품의 풍경은 여느 사람이 본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적 장면들이지만, 작가는 이 풍경들을 회화적 기술을 통해 그려내고, 이를 고유의 온기와 정서가 담겨 있는 일종의 실루엣이라고 정의한다. 작업 중 본래 이미지로부터 점점 벗어나 때로는 어느 곳에 도달할지 조차 모르는 발걸음을 거치며, 그 길에서 본연의 상이 아닌 스스로 무엇을 보고 싶은지, 자신이 무엇을 보았는지를 발견하게 된다. 막연한 느낌과 무언가가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 모를 때 작가는 조각도로 판목을 파내고 물감을 칠한다. 특히 풍경들이 갖는 질감에 주목하는데, 이는 목판화 작업에서 나무 질감과 연결지어 예술적 조형에 다가가기 위함이다. 그림은 물리적으로는 물감과 붓이 만났다 사라진 흔적이고 물감의 궤적은 작가가 보았던, 보았다고 생각했던 풍경의 실루엣이다. 작가가 본 이미지와 물질은 실루엣으로서 그림 위에서 겹치게 되는 것이다. 그 겹치는 지점에서 고민하기도 흔들리기도 하는데, 작가는 그 곳이 회화와 사진 이미지가 갈라서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실험작을 제외한 한두 점의 작품만 찍어내기 때문에, 복제와 재생산이라는 판화의 특징과는 멀리 회화성을 간직하며 제한과 희소성을 둔 작가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보통의 날에 길을 지나며 건조하고 반짝이는 겨울을 마주한다. 입김을 닮은 희뿌연 필터가 얹힌 듯한 목판화가 불러일으키는 노스탤지어 혹은 일상에서의 현현(epiphany)을 간직한 각자의 실루엣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작가 약력

임수진(b.1991)은 홍익대학교에서 판화를, 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일상에서 늘 보던 것을 새롭게 바라보며 작가만의 감각의 체로 걸러낸 세상의 풍경을 그린다. 주요 전시로는 개인전 홍차와 마들렌 (갤러리너트, 서울, 2021), Woodcut ½ (메이크갤러리, 서울, 2018), LOOK CLOSER (갤러리너트, 서울, 2017), 그룹전 Collecte (서울옥션, 서울, 2019), A lovely way to spend December(아트비프로젝트, 서울, 2020), Plan A (갤러리너트, 서울, 2017), Unlimited Edition 8 (일민미술관, 서울, 2016)등이 있다.

원출처 : https://artside.org/exhibition-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