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분 축조에 사용된 작업로 등 축조기술과 의례에 사용된 토기 등 확인… 현장설명회(11.22.)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유은식)는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발굴조사에서 영산강 유역에 조성된 장고분의 구조와 축조공법을 밝힐 수 있는 단서를 확인하였다. 이에 11월 22일 오후 2시 발굴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 발굴현장: 전라남도 함평군 학교면 마산리 16-2번지 일원
* 장고분: 장고 모양을 닮은 고분으로, 방형 분구(方部)와 원형 분구(圓部)를 붙여놓은 형태로 주위에는 도랑이 둘러져 있음. 영산강 유역에서 6세기를 전후한 시점에 축조되었으며 현재까지 총 16기가 확인됨.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은 영산강 유역에 분포하는 장고분 중 유일하게 다수의 다른 원형 고분들과 함께 고분군을 이루고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적 중 하나이다. 이에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고분의 구조와 축조방법, 조영 순서를 밝혀 유적 경관을 복원하고,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1년부터 연차적으로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장고분의 구조와 축조공법을 추정할 수 있는 여러 단서들을 확보하였다. 먼저, 장고분의 분구와 도랑은 각각 직경 21.5m, 27.5m인 원의 중심과 교차점을 기준으로 정확하게 구획되어 있어 고분 설계 단계부터 정밀한 측량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 분구(墳丘) : 흙을 쌓아 올려 만든 언덕 형태의 봉분
이와 함께, 견고한 고분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공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방형(사각형) 분구는 고분의 중심을 따라 네모난 블록을 먼저 쌓고, 이를 기준으로 하여 양쪽에 흙을 쌓아 올렸다. 분구의 경사면 아래쪽은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제방(둑)의 형태로 흙을 쌓고, 점토덩어리(토낭)를 섞어 보다 견고하게 축조하였다.
원형 분구는 돌방과 함께 4차에 걸쳐 축조되었는데, 방형 분구에 비해 단순하게 쌓아올렸다. 처음에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경사지게 조성하다가, 점차 바깥쪽을 높게 쌓는 양상을 보였다. 성토가 진행되면서 원형 분구가 점차 높아지자 방형 분구를 조성해 돌방 축조를 위한 진입로를 확보한 흔적도 확인하였다.
* 돌방: 고분 안에 돌로 조성한 무덤방
또한, 돌방 입구 등에서 당시 장송의례와 관련한 자료도 확보하였다. 돌방 입구는 폐쇄 후 다시 파낸 흔적이 확인되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고분의 주인은 생전에 무덤의 외형을 먼저 완성시킨 후 나중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형 분구 서쪽 모서리에는 고분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확인되었고, 도랑에서는 중국 남조에서 수입된 동전 문양 항아리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토기들이 흩어져 있어 고분 위에서 제사행위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한편, 고분군의 서쪽 경사지에서는 청동기시대 주거지 7동과 석관묘를 추가로 확인하여, 이 일대가 청동기시대부터 중심지 역할을 했음을 재확인하였다.
이번 현장설명회는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전화(☎061-339-1122)로 문의하면 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앞으로도 영산강 유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그 성과를 국민과 관계 전문가들에게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가는 적극행정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