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환 – 낯선 지도; 미세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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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다양한 상황에서 감지되는 불안감은 미시적이고 가변적이지만 때론 날카롭고 긴장되는 순간을 지속시킨다. 수많은 상품과 이미지, 정보들 속에서 겪게 되는 선택에 대한 강박, 장소에서 장소로 이동하며 느끼는 불안감, 소모되고 남겨진 흔적과 자국 들은 어찌 보면 일상의 지도를 완성시키는 퍼즐 조각 들이다. 작업과정을 통해 그 조각들은 다시 불러 모아진다. 수차례 쌓여 고착된 안료 층들 위에 이미지들은 놓여진다. 표백되고 드라이한 느낌의 바탕면과 달리 이미지들은 자신의 색감을 통해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미지들은 나에게 주어이고 서술어이다. 우선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신발처럼 구체적인 상품의 이미지이건 지도의 도로나 지구본이건 삼각뿔의 추상적 이미지이건 왠지 낯설게 다가온다. 일상에서 무심코 마주치는 쉬운 이미지들이 한 순간 불명확한 답답함을 유발시킨다. 그것은 어떤 이미지들의 배열이고 그 배열이 무엇을 뜻하는지 보는 이에게 파악하도록 요구되는 듯하다. 주어진 기호-단서-들을 바탕으로 읽어낼 수 없는 지도는 쓸모없는 지도일 수 있다. 하지만 지도를 하나의 상상력의 장으로 본다면 그것은 생생한 사고 놀이의 현장이다.

차갑고 심심한 듯 보이지만 미세한 불안과 날카로움이 있는 이미지들 사이의 여백, 나는 그것이 하나의 地圖-땅 그림-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그려낸 낯선 지도들이 화석화된 현실의 기록이 아닌 유쾌한 반전과 다이나믹함으로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원출처 : http://www.gallerydos.com/frame/mainframese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