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브레송,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2가 52-10 고려빌딩 지하 1층
2016년 5월 6일 ~ 5월 21일
기록으로 불러들이는 기억, 그 기억으로 아버지께 바치는 헌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9년이 되었다. 한둘이겠는 가만은 가슴이 저린 게 하나 있다. 생을 마감하는 시간 언저리에 와 계셨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고향 ‘간리’를 차로라도 한 번 둘러보고 싶다고 하셨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시라고, 빨리 일어나서 손잡고 같이 가시자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아버지는 고향 산천을 둘러보지 못하고 홀로 먼 길을 떠나버렸다.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불효를 저질렀다. 아버지께서는 혼백으로 당신의 고향을 둘러보셨을까 … 하염없이 눈물만 흐른다. 사진가 박병문의 〈아버지의 그늘_탄광촌 철암의 오늘〉은 사진가에게는 당신의 아버지를 과거 시간으로 여행 보내드리는 기억의 터겠지만, 그것을 읽는 나에게는 불효막심을 다시 한 번 또 끄집어내는 기억의 터다.
원출처 : http://www.artbava.com/exhibit/detail/3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