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갤러리 창작지원전 2부 <윤준영 : 환상방황>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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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롯데갤러리 창작지원전 2부 <윤준영 : 환상방황>展

기간 | 2018. 10. 02 (화) ~ 10. 24 (수)  ※ 10 / 2(화) 4~7pm 오프닝

장소 | 롯데갤러리 광주점(롯데백화점 11F) / T. 062-221-1807~8
주최 / 주관 | 롯데백화점 광주점 / 롯데갤러리 광주점
출품 작품 | 회화 약 30점

관람 시간 | 매일 (월~일) 10:30 – 19:30 ※ 전시 종료일 관람은 오후 3시까지입니다.

전시 설명 |

가을의 절정에 들어서서 롯데갤러리는 계절의 감성과 어우러지는 작품전을 선보인다. 본 전시는 올해 창작지원전의 두 번째 자리로 초대 작가는 한국화가 윤준영(만32세)이다.
광주 전남 지역 출신 혹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인의 전시지원을 목적으로 개최되는 롯데갤러리 창작지원전은 개관 이후 19년 동안 진행되고 있다. 초대작가로 선정된 윤준영은 한국화 특유의 무채색 위주의 화폭에 사색적인 내용을 선보여왔다. 작업세계의 출발점은 사회 안에서 체감되는 소외와 불안, 갈등, 단절로 근작에서는 사회적 갈등 요소가 보다 개인화 또는 체화되어 상징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본 전시 <환상방황>에서 작가는 현대인의 상실과 좌절, 공허의 심리를 보여준다. 환상방황(環狀彷徨 Ringwanderung)은 방향 감각을 잃고 동일한 지점을 맴도는 현상을 일컫는다. 주로 기복이 심하지 않은 지형에서 짙은 안개나 눈보라, 폭우, 피로에 의해 사고력이 둔화돼 같은 지점을 원을 그리며 맴도는 상태를 지칭한다.
구작에서 두드러진 공동주택과 같은 집합공간들이 실은 두터운 벽과 벽으로 고립된, 의미 그대로 단절된 공간들의 응축이었던 것에 반해, 근작에서 주로 보이는 미로와 같은 구조물은 사회라는 전체적 질서에서 무력화된 개인의 현재를 암시한다. 작가는 작업초기의 응축된 공간들을 드문드문 창이 나 있는 큐브 형태로 분절시켜 주제를 심화시키기도 했지만, 이내 내면으로 들어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무수하게 꺾인 벽들로 인해 출구를 찾기가 어려워 보이는 구조물 안에는 희망과 기원을 상징하는 푸른 달이 떠 있다. 먹과 콩테로 구성된 무채색의 화폭에 간간이 등장하는 푸른색은 내용과 형식 면에서 일종의 환기 역할을 한다. 또 다른 환기장치로 등장하는 새와 나무, 의자 등은 삶에 대한 희망, 고독, 상실의 현재를 대변한다.
끝 모를 우주와 같은 어둠 속에 부유하듯 떠 있는 섬, 검은 물결로 굽이치는 적막한 바다, 근원 혹은 회귀에 대한 갈망을 반영한 미로 속의 집, 생의 에너지가 연소되고 있는 희망이 사라진 방, 집으로 가는 길이 막막해 보이는 높은 산 아래의 너른 들판까지, 윤준영 작업세계에서 두드러지는 공간의 특수성 혹은 묘미는 공간 자체가 지니는 서사적 힘에 기인한다. 애초 사회와 삶에 대한 기록으로서 등장했던 작가의 ‘구성된 공간’은 구체적 서사성에서 시적 함축성으로 그 성질이 변화되어 왔는데, 외려 설명적 요소를 걷어냄으로써 사유의 폭을 확대시키고 있다. 그러나 사회에서 개인으로 이동한 관심영역의 변화는 화법(話法)만 다를 뿐 여전히 그 서사적 흐름의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용의 일치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사회의 큰 벽 앞에서 독립된 하나의 개체로 인정받지 못한 개인의 위기는 사회 전반의 불안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현대사회의 소통 방식은 나와 타자를 각각 그 주체가 아닌 익숙하고 동일한 하나의 객체로 간주한다. 더불어, 낯섦과 다름이 배제된 채 좁혀진 거리는 오히려 각자의 자아를 상실하게 하고 끊임없는 소외와 공허를 파생시킨다. 무채색의 단조로운 색조에 다소 불친절하고 우울해 보이는 윤준영의 공간은 또 다른 우리의 내면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생의 상실감을 화폭으로 가시화시키고자 하는 작가적 의도에 각기의 다양한 사유가 더해지기를 바란며, 궁극에는 나와 타자를 위한 성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롯데갤러리

 

원출처 : https://blog.naver.com/glott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