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n Park
2020.04.13 ~ 2020.06.27 In search of an unknown space : Sean Park
In search of an unknown space는 2012년 2월, 미국 서부 LA에서 동부 New York까지 횡단을 시작으로 Alaska, Hawaii 및 영국, 아일랜드 그리고 호주까지 이어지는 Unknown 시리즈와 Healing House 시리즈를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미발표작인 Unknown Hawaii 2 와 함께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세계 각국의 대도시가 아닌, 주변부로 밀려나온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외된 도시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Unknown시리즈 작업은 계속해서 발전하는 대도시와는 달리 오랜 시간 동안 관리되지 않아 허물어져 가는 주변의 모습들, 시간이 정지되어 버려진 것과 같은 인상을 주는 풍경들을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한밤에도 꺼지지 않는 밝은 불에 휩싸여 살아가는 도시인. 그들은 온종일 불나방처럼 모여 새로운 것들을 찾아다니면서 하루하루를 다른 기분으로 살아갑니다. 어찌 보면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이 도시인의 삶에서 지속적인 소비를 일으키는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기도 합니다. 미국 사진작가 윌리엄 이글스턴 (William Eggleston, 1937~)의 작품 중에는 한 노인이 싸구려 모텔에 앉아 한 손에 권총을 쥐고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이 사진에서 Unknown 시리즈 작업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년이란 시간 동안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경험하였던 대도시의 화려함 속에 맞물려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논리는 잔인할 정도로 크게 느꼈습니다. 자본주의라는 힘의 체계에 눌려, 그리고 소비를 권장하는 대기업 광고의 영향에 밀려 싸구려 모텔에서 몸을 누운 채 어떤 꿈도 이루지 못 한 허탈함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쓸쓸히 미국 사회에서 이른 퇴장을 맞이해야 하는 소외된 미국인들의 모습. 그것들이 어떻게 보면 윌리엄 이글스턴이 이야기하는 사진의 스토리하고도 비슷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Unknown 시리즈의 작품은 모두 새벽에 작업된 사진으로 무심코 지나가며 보이는 작은 도시들의 볼품없는 풍경들을 가로등 불빛의 노광에 의지해 장시간 노출을 통해 촬영하였습니다. 이는 아름답지는 않지만 낯선 풍경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주거지로서는 외면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에게 소외된 도시에서 잠을 청하고 인적이 드문 이 공간에서 사진 작업을 합니다. 땅과 나무 등 자연과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이 공간이 미래적이고 아름답게 다가와 이러한 풍경을 담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