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싶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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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윤명순 –

화-일 11:00-18:00 (월요일 휴관)

2020년 9월 4일(금) – 2020년 10월 11일(일)

코로나-19로 인해 별도의 오프닝은 준비되지 않습니다.

월요일 휴관 | 오전 11시- 오후 6시

전시서문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모두 자신이 오랫동안 살아온 장소를 실존하는 풍경의 재현이 아닌 기억 속 시선과 느낌으로 구현한다. 풍경은 지극히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장소로 보여지지만 다른 한편으로 개인의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경험적 의미를 나타내는 이중의 기능을 한다. 따라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도 일상의 공간을 묘사한 풍경 앞에서 자신만의 정서와 경험, 기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김현수는 동양화 재료를 사용하여 제주도의 풍경을 색감 덩어리로 그리고, 윤명순은 동으로 된 선을 용접한 드로잉적 선으로 오래된 마을의 집을 조각한다. 김현수 작품에서 보이는 뭉쳐있던 색감의 덩어리는 풀어지면서 윤명순 작품의 가늘고 굵은 동선 드로잉과 이어진다. 이 선은 그림자와 함께 명과 암이 주는 깊이로 다시 덩어리지며 작품끼리 서로 조응한다. 두 작가의 작품에서는 모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제주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김현수는 자연에서 마주했던 푸르고 짙은 초록들을 내면에서 거르고 걸러 장지 위에 펼쳐낸다. 작품에서 보이는 유난히도 뾰족한 나무와 짙은 흙, 까만 돌담이 둘러진 구불구불한 길은 어린 날 뛰놀던 동네 풍경 같기도 하고 외로운 들판 같기도 하고 지친 날 마주했던 슬픈 풍경 같기도 하다. 이는 실존하는 장소가 아닌 기억 속에 남겨진 형상들이 재조합 된 장면 그 자체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잊고 지내던 소중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조용히 작품에 담아낸다.

윤명순은 시간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오래된 동네를 산책하며 찾아낸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삶의 기호들을 작업한다. 기하학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자연을 포함하여 서정적인 느낌의 선들로 조각한다. 한 작품이 다른 작품과 이어지는 연속성을 띠며 증식되어 가는 풍경을 만들고, 선이 만드는 그림자와 원근법의 변화는 시적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작품 속 빈공간은 허공이자 설렘으로 남는 추상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자유로운 외부 활동이나 모임이 어려워진 현재,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 누구나 일상 속 집과 자연이 주는 평안함을 다시금 생각해보며 느끼고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자신의 정서와 기억을 상기시키며 마음의 안락함을 누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원출처 : http://sueno339.com/current-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