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한지의 전승기반 구축ㆍ조사연구 강화ㆍ문화재 분야 수요창출 –
– 문화재 보수·복원 시 전통한지 사용 확대 –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한지(韓紙)의 활용 확대와 한지 제조 기술의 보전을 위해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활성화 추진 계획’을 수립·시행한다.
* 한지장(韓紙匠): 한지를 제조하는 전통적인 기술과 그 기술을 지닌 장인
한지는 닥나무껍질, 천연잿물, 황촉규액 등을 주재료로 제작하는데, 닥나무로 만든다고 하여 ‘닥종이’, 손으로 뜬다고 하여 ‘수초지(手抄紙)’라고도 한다. 전통적인 원료와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한지는 화학반응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중성지로, 내구성과 보존성이 우수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 시대의 문신(文臣) 신위(申緯, 1769~1847)는 ‘종이는 천 년을 가고 비단은 오백 년을 간다(지일천년 견오백, 紙一千年 絹五百)’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최근 한지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세계무대에서 문화재 보수·복원용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제조과정에서 닥나무, 육재, 황촉규 등 원재료 가공부터 닥섬유 두드리기, 물질하기, 건조하기 등 20여 가지의 공정을 거쳐야 하고, 대부분의 공정이 수작업이기 때문에 원가가 높다. 값싼 수입산 종이의 공세로 인해 전통 종이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지를 제조하는 장인들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지는 문화재의 가치와 진정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전통재료이며, 자연을 활용해 생필품을 만드는 조상들의 실용적인 전통 지식을 담고 있어 전승 가치가 높다.
이에 문화재청은 한지 제조 기술이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그 품격에 맞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활성화 추진 계획’을 수립하였다.
* 육재: 콩대, 볏짚대, 고춧대, 메밀대, 깻대 등을 태워서 만든 재로 천연잿물을 만드는데 사용됨. 한지 제조시 닥나무 껍질을 천연잿물에 넣어 삶는데, 알칼리 성분을 띄는 천연잿물은 닥나무 섬유를 표백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함.
* 황촉규: 닥풀이라고도 불리는 한해살이풀로, 한지 제조 시 황촉규 뿌리에서 얻어지는 점액질을 물에 풀어 사용함. 황촉규 점액은 닥나무 섬유가 잘 풀어질 수 있도록 하는 분산제 역할을 함
문화재청은 ‘전승기반 구축’, ‘조사연구 강화’, ‘문화재 분야 수요창출’을 세 가지 주요 과제로 선정하였다.
우선 ▲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를 중심으로 전승교육사, 이수자 간 전승 체계가 공고해지도록 전승활동 기회 제공, 시설(공방) 개선, 재료 수급 지원 등 전승 지원을 다양화해 전승기반을 구축할 것이다.
또한, ▲ 지류, 건조물 등 유형별 문화재를 보수·복원하는데 쓰이는 한지의 품질기준에 관한 연구와 한·중·일 전통 수록지 비교 연구를 통해 한지 활성화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등 조사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끝으로, ▲ 전통 원료를 사용하는 한지를 다양한 문화유산 분야에 적용해 문화재 분야에서 수요를 창출시켜 문화재와 문화상품의 가치를 높일 것이다.
2022년부터 전통재료 인증제도 내 한지 인증기준을 검토하여, 문화재 수리 분야에서의 활용 기반을 구축해나갈 것이다. 특히, 앞으로 문화재돌봄사업, 5대궁·조선왕릉 보수·복원 등 문화재청에서 직접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재 보수·복원 사업에 전통한지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문화재보수정비 국고보조사업 신청 시 전통한지를 사용하는 사업을 우선 지원하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전통한지를 더 활발하게 사용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5개 시·도에 한지장이 시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만큼, 이번 계획은 국가와 시도지정 무형문화재의 전승 활동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 국가 및 시도 무형문화재 한지장(지장) 보유자 현황(‘21.9월 현재, 가나다순)
– 국가무형문화재(4명): 김삼식, 신현세, 안치용, 홍춘수
– 시도무형문화재(5명): 김일수(전북), 이상옥(경남), 이자성(경북), 장성우(경기), 장응렬(강원)
또한,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무형문화재의 전통 기술에 대한 종합적인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여 적극행정을 실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