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간 : 2016년 8월 31일 ~ 2016년 9월 18일
전시장소 : 갤러리밈,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5길 3
갤러리밈은 동시대 미술의 가치를 탐구하며 자유로운 실험의 영역에서 그 실천을 고민하는 젊은 작가들을 지원합니다. 김혜리 개인전은 역량 있는 신진작가의 전시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영큐브 프로젝트’(Young Cube Project) 전시로 개최됩니다.
김혜리 Kim Hyeree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조소전공/도자전공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부 조소전공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조소전공/도자전공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부 조소전공 졸업
개인전
2016 <부유하는 이미지 Floating Images>, 갤러리밈, 서울
2016 <부유하는 이미지 Floating Images>, 갤러리밈, 서울
단체전
2015 <이 작품을 주목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조형관, 서울
2014 <3030展>, 팔레드 서울, 서울
2013 <기억과 상상, 그 공간의 흔적>, space CUM, 서울
2015 <이 작품을 주목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조형관, 서울
2014 <3030展>, 팔레드 서울, 서울
2013 <기억과 상상, 그 공간의 흔적>, space CUM, 서울
현실과 유토피아 사이에서 부유(浮游)하는 이미지
김혜리의 작업은 현실에서 좌절된 개인의 욕망(이상향)이 미술을 통해 대리적으로 충족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때때로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생겨나는 욕망을 마주하고 고민에 빠진다.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현대사회의 거대한 구조는 그 속에 놓인 인간의 존재를 갈수록 작아지게 만들고, 한 개인을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독립된 주체에서 집단의 일부로 편입시킨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의 노력으로 자신이 처한 현실적인 상황을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사회의 흐름을 수용하고 사회가 제공하는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의식과 행위의 분리는 때때로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충족되지 못한 이상향에 대한 고뇌에 빠져들게 한다. 인간은 현실에서 좌절된 욕망(이상향)을 다른 경로를 통해 충족시키려 하는데, 그 방법은 개인이 처한 상황 내에서 현실과 이상을 가까이 이어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매개를 찾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행위의 결과물은 개인이 놓여 있는 상황이나 인간적 고뇌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되고, 더 나아가 그가 속한 시대와 사회적 정서까지 확대하여 추측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작가는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미술의 기능적인 측면 -대리적 소원성취의 기능-에 주목하고, 일상에 존재하는 ‘행복의 이미지’를 탐구한다. 행복의 이미지는 인간의 정서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거나 그러한 작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이미지를 말하며, 우리의 삶에서 이상향의 대리충족, 현실도피와 같은 감성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욕망의 일시적 해소 뒤에 따르는 반사적인 상실감의 무게는, 우리를 ‘욕망의 충족과 상실’이라는 굴레에 놓이게 하며, 이미지로 하여금 다시 현실의 자아를 인지하게 한다.
작품의 소재는 세잔, 고흐, 밀레와 같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서양의 명화와, 우리가 흔히 ‘이발소그림’이라 칭하는 회귀적이고 이상적인 풍경을 표현한 회화를 중심으로, 상품디자인과 건물벽화 등 일상 환경에서 관찰되는 미술이미지를 포함한다. 작업의 방법은 기존의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차용(pastiche)하고 모방과 재현을 통해 새로운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재현의 감성적인 작용은 이미지와 감상자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차용은 기존의 이미지를 새로운 문화적, 사회적 문맥 속에서 재구성 한다. 이로써 사소하게 여겨졌던 익숙한 이미지들은 새로운 위치에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새로이 창작된 복제물(작품)은 차용된 대상에 대한 많은 상징을 읽어내는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 해석에 있어서 감상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이는 감상자의 해석에 따라 작품의 의미가 다양하게 풀이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감상자에게 능동적 위치에서의 새로운 미적 경험을 제안하는 것이다.
완성된 작품들은 드로잉, 회화(정물화, 풍경화), 부조, 환조, 콜라주, 사진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이루어진다. 이것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아름다움, 안정, 평화로움 등의 긍정적인 감성을 제공하면서도 시점의 불일치, 그림자의 부재, 원근의 파괴, 비현실성 등 여러 가지 모순점을 드러내며 현실과 이상, 존재와 부재, 충족과 상실의 사이를 오간다. 실제 같은 환영의 경계를 묘하게 넘나드는 구성은 익숙하면서도 생경하고, 아름답지만 불안정하며, 안정적인 듯 무질서한 양가적인 느낌을 준다. 이는 감상자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기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며 이미지가 주는 느낌과 의미에 대한 사유를 유도한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유토피아’에 대한 논지는, 현실을 외면하고 도피할 수 있는 일시적인 유용성을 이야기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희망을 꿈꾸게 하는 유토피아의 긍정적인 면과, 현실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없는 한계점을 모두 바라보며, 욕망의 충족과 상실이라는 고리에 놓인 인간의 존재에 대해 솔직한 태도로 사유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행복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련의 작업들은 인간 본연에 존재하는 이상향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일이며, 유토피아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존재적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원출처 : http://www.gallerymeme.com/?c=cur&s=2&gbn=view&ix=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