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필 <비밀의 공간>

한성필 <비밀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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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 필 <비밀의 공간> 10 September – 17 November, 2020

Press Release

소울아트스페이스는 2020년 9월 10일부터 11월 17일까지 갤러리 제 1, 2, 3전시실에서 한성필 작가의 <비밀의 공간 – Secret Space>展을 개최한다. 한성필은 환경과 역사, 실재와 재현의 관계를 다루며 아시아, 오세아니아, 북미와 중남미, 유럽 전역을 넘어 남극과 북극의 극지방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이다. 이번 전시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그의 개인전이며,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파사드(Facade)’를 포함하여 ‘지극의 상속(Polar Heir)’시리즈의 신작을 소개하는 의미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파사드와 극지에 대한 신비하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로 구성된 전시에는 신작을 비롯한 총 20여점 이상의 사진작품을 선보인다.

도시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담아내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한성필은 파사드를 내세워 현재의 건물이 가림막 뒤로 사라지는 낯선 지점, 미묘한 공간을 포착하여 사진으로 나타낸다. ‘파사드(facade)’는 건물의 외벽, 즉 정면도를 말하는데, 유럽에서는 전통적인 건물이나 문화재를 복원하기 위한 공사현장의 차단막(파사드)이 공공미술로 널리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큰 규모의 벽화, 대형 천에 프린트된 이미지나 스크린 위로 영상을 띄우는 것이 일상화된 시대 속에서도 한성필의 작품이 전하는 낮과 밤의 경계, 실제 빛과 인공조명이 교차하는 시간, 파사드 뒤로 존재하고 있을 역사적인 건축물의 아우라는 사실적 재현을 뛰어넘는 판타지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특별한 장소가 가지는 다큐멘터리적 기록을 뛰어넘는 깊이 있는 화면의 배경에는 작가로서 진지하게 축적한 시간들이 있었다.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그 과정에서 유럽의 여러 도시를 경험하고 안목을 넓혀온 한성필은 특별히 2003년 공사 중이던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에 설치된 실물크기의 방진막을 촬영하면서 그간 고민해오던 오리지널리티와 재현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을 맞이했다. 이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등 수많은 도시의 거리에서 마주치는 건축물의 복원현장과 벽화가 그려진 장소를 찾아다니며 일출 또는 일몰의 신비로운 빛 속에서 대상을 카메라에 담아내었다. 

4×5인치 대형카메라를 들고 세계 각국을 다니며 사진을 통해 미술의 재현적 문제를 다루던 작가는 2009년, 한국 현대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건축가 김수근의 공간 사옥(현 아라리오 미술관)에 가림막을 설치하여 사진으로 작업하면서 공간에 대한 직접적 개입의 철학적 고민을 작품으로 풀어내었다. 이를 필두로 이후 미국 산타모니카, 몽골의 고비사막, 쿠바 하바나, 호주 발라렛, 일본 후쿠오카의 도초지사원 등 역사적인 장소에 직접 가림막을 설치하여 감상자들에게 공간의 의미를 환기하는 작업물을 선보이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성필은 이미지의 재현 외에도 인간과 자연, 문명과 지구 환경문제와 같은 폭넓은 담론을 다루는 극지(Polar Heir, 지극의 상속) 시리즈 작업에도 몰입하고 있다. 그는 5년간의 리서치 이후 찾아간 극지방에서 몇 주 동안 무거운 카메라 장비들을 짊어지고 장기간 이동의 물리적인 수고를 감행하는 등 사진을 통한 예술적 연구와 도전을 서슴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을 개척하며 물질적 풍요를 상속받았다고 작가는 말한다. 장엄한 대자연의 이면에 가려진 개발과 환경 사이에 놓인 현실, 빙하가 가지는 시간의 층위처럼 쌓여온 인간과 자연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다양한 문화와 일상을 해석하며 탐구하는 것을 즐기는 아티스트 한성필, 그의 깊은 사유와 개념적인 작업은 독창적인 감성과 위트를 넘어 숭고한 아름다움을 화면 가득 드러내고 있다. 

원출처 : http://www.soulartspace.com/exhibitions/?vi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