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힐튼호텔, 모두를 위한 가치

–공모전 취지 및 배경

대상지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395번지, 남산 힐튼호텔

내용

‘(사)근대도시건축연구와실천을위한모임(약칭 근대도시건축연구회)’과 (사)새건축사협의회는 “남산 힐튼호텔, 모두를 위한 가치” 라는
주제로 「2022 근대 도시건축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는 대지의 잠재력을 최적화한 건축과 공간의 사회적 기억에 의해 생명력이 유지되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건축은 물론 무형의 사회적 기억도 도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경제성장기에 개발 대상이었던 빈 땅은 빠르게 건물로 채워졌고, 오래된 건물은 더 높고 더 크게 다시 지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크고 높으면 비싸고, 작고 낮으면 부수고 다시 지어 가치를 높여야 하고, ‘과거의 것은 나쁘고, 새로운 것이 좋은 것’이란 이분법적 생각에 취해, 반만년 역사를 자랑스러워하도록 교육받았던 역사의 현장은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부동산이 가치를 대변하는 도시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자연을 품은 계획도시 한양도성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경제개발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건물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높아서 우리에게 자긍심을 준 건물(삼일빌딩과 63빌딩)이 있고, 척박한 도시에서 문화를 일궈내길 바라며 지은 건물(동숭동 아르코미술관과 세종문화회관)도 있으며, 개발압력을 버텨낸 현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릿고개를 넘어 억척스럽게 경제를 일구고 세계시장에 상품을 팔아 오늘의 우리를 만든 현장은 찾기 힘듭니다. 지금의 서울은 선진국으로 도약한 우리 삶을 대변하는 도시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힐튼호텔이 위치한 ‘양동’은 전쟁을 거치며 집창촌이 되었지만, 서울올림픽 이후 변화하는 도시 서울의 거점이 되면서 환골탈태된 곳입니다. 지금은 ‘서울스퀘어’가 된 대우빌딩이 양적 성장을 상징하는 크기를 가졌다면, 서울스퀘어와 남산 사이에 위치한 힐튼호텔은 양적 성장에 치우쳐 척박해진 도시환경의 질적 향상을 주도하고 남산의 경관을 품에 안은 도시의 상징적 건축이자, 경제개발기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서울의 도시성장사를 증명하는 건축입니다.
 

힐튼호텔은 우리 경제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던 시절에 지어진 호텔입니다. 힐튼호텔은 서울이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서울올림픽에서 서울을 대표했던 건축이자 우리의 도시와 건축을 한 단계 도약시킨 건축입니다. 세계를 향해 먼저 한 걸음 내딛으며 ‘세계경영의 꿈’을 담아냈던 힐튼호텔이 철거될 상황 있습니다. 우리는 힐튼호텔이 시대적 소명을 뛰어넘는 역할을 해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역사도시의 유산은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낸 우리 삶의 궤적이 더해질 때 더 큰 가치로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 삶과 역사를 품은 ‘더 큰 가치’는 어느 한 사람의 결심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더 큰 가치’는 ‘함께 만들어가는 가치’입니다. 그러나 ‘더 큰 가치’를 ‘만들어가는 방법’과 ‘더 큰 가치’의 구체적 모습은 아직 모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방법과 구체적 모습에 관한 생각을 모으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 동안 크고 작은 분야에서 ‘더 나은 도시’를 위해 많은 시도와 실험을 했고,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곳곳에서 크고 작은 성과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힐튼호텔은 그 동안 크고 작은 성과를 모아 우리가 우리 도시가 크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힐튼호텔은 그러한 도전을 해볼 가치가 있는 건축입니다.

구체적인 일정과 공모전 내용은 2022년 3월 초, (사)근대도시건축연구와실천을위한모임 홈페이지(www.skma2020.com), 새건축사협의회 홈페이지(http://www.kai2002.org/)를 통해서 공지되며, 동시에 공모전에 관한 기초자료가 공개됩니다.

원출처 : http://www.skma202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