쥰킴의 Pillow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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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16년 10월 14일 ~ 2016년 10월 27일

전시장소 : 대안공간눈,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82-6

내 친구 제임스는 영국에서 한국으로 이사를 오며 자신의 영국 집과 비슷한 집을 찾기 위해 일주일 내내 할 일도 미뤄두고 집만 보러 다녔었다. 그런 그가 나에게 보여주었던 그의 새로운 한국 집은 사진으로 보았던 그의 영국 집과는 많이 달랐다. 굳이 비슷한 부분이라고는 일반 집 치고는 좀 크다 싶은 창문 하나였을 뿐이었는데, 제임스는 그걸 보고 자신의 집과 똑같다며 기뻐했다.

아마도 제임스 에게 ‘집’ 이란, 단순히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네 면의 벽에 둘러 쌓인 건물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건과 감정, 역사들이 뒤얽혀 생겨난 공간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영국집과 닮은 창문 하나로 고향에 대한 향수와, 그곳의 좋았던 기억을 한꺼번에 한국으로 가져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제임스가 경험한 한국 안에 있는 런던의 풍경과 같이, 집이라는 공간이 선사하는 환상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연구한다. 더 나아가, 그 환상의 생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나의 작업 속 화려한 색채의 향연과 다양한 기하학적 형태의 패턴들은 전통적인 풍경화의 모습에서 벗어나 실험적인 형태로 보여진다. 그 예로, 한 공간 안에 서로 섞여있는 다양한 형태와 색깔의 조합은 따로 떨어져 있기보다는 하나의 커다란 섬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 낸다. 이것은 오래된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혼자 새로운 삶을 시작한 제임스의 경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비단 제임스 뿐만 아니라, 고단한 삶을 살며 진정한 쉴 공간이 없어 헤메는 노마딕한 삶을 사는 현대인의 힘겨운 여정을 보여준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제임스 처럼 유랑하며 살아가고 있고, 완벽한 집을 찾고자 노력 하고 있다. 나는 나의 작업을 통해 그들의 삶을 대변하고, 환상 속 완벽한 ‘집’ 찾기의 과정에 지친 현대인들을 예술로 위로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원출처 : http://www.artbava.com/exhibit/detail/4453/